아이를 출산하고 가장 신경을 쓴 것이 바로 "먹는 것"이다.
건강한 식습관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쉽게 변하지 않고 성인이 돼서도 지속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
식습관이란 건강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과 식사태도를 모두 말한다.
[좋은 식사태도 알려주기]
내가 우리 아이들이 이유식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제자리에 앉아서"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기" 이다.
은수가 처음 이유식을 시작한 6개월에는 하루에 한 끼만 이유식을 먹었기 때문에 식사시간을 맞추기 힘들었다.
그래도 항상 정해진 자리에서 먹이며 나도 꼭 커피라도 함께 마셨다.
함께 밥 먹는 즐거움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유식 횟수가 늘어나면서 최대한 나의 식사시간을 아이게 맞추려고 노력했고,
이유식을 3번씩 먹기 시작할 때는 아침, 점심, 저녁 모두 함께 먹었다.
아이와 함께 먹으면 솔직히 나는 밥을 어디로 먹는지 모를 만큼 정신이 없다.
그래도 내가 이 시간을 꼭 지키려고 하는 것은 내가 아이에게 많은 관심이 있고, 너와 눈 맞추며 밥 먹는 시간이
엄마에게도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이다.
요즘 식당에 가면 아이들에게 영상을 보여주며 식사하는 부모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사실 나도 아이들을 데리고 외식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부모들에게 뭐라고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식사시간이 즐거운 시간이 되도록 하려면 엄마아빠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영상을 보며 내 입에 어떤 음식이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그냥 씹기만 하다가 무슨 맛인지도 모르게 삼켜버리는 것.
아이에게 좋을 리 만무하다.
정말 평생 가는 식습관을 만들어준다는 것도 의미 있지만, 아이에게 행복했던 순간을 하나 더 만들어준다고 생각하고
식사시간을 바꾸어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두 번째, 식사 전에는 항상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다.
이유식 먹을 때도 식사전에는 무조건 그 작은 아이를 항상 화장실로 안고 들어가 손을 닦아줬다.
손으로 음식을 만지거나 숟가락을 만지면서 먹기 때문에 먹고 난 후에도 항상 닦아줬고
지금도 아이들은 아직 숟가락질이 서툴러서 손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식사 후에도 스스로 가서 손을 닦는다.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습관으로 만들어주는 데에는 왕도가 없다.
꾸준히,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익히고 기억하게 된다.
이렇게 식사태도를 아이에게 알려줬다면, 이제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맛을 가진 음식들이 있는지 알려줄 때이다.
[편식 없는 식습관 만들기]
이유식을 시작할 때 많이 노력한 것은 "맛"이었다.
아이도 맛있어야 잘 먹을 것이라는 생각에 맛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간을 하지 않으면서 맛있게 만들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바로 "육수"였다.
하루 3번 이유식을 먹을 때 야채/닭고기/소고기 이렇게 세 가지로 만들었는데 그때마다
양파와 멸치육수로 야채이유식, 닭고기와 양파 육수로 닭고기이유식, 소고기와 양파 육수로 소고기 이유식을 만들었다.
그리고 인터넷에 식재료궁합을 찾아보고 맞는 재료를 적절히 바꿔가며 만들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간식을 너무 주지 말 것"이었다.
책에서 보면 아침식사 후 오전 간식, 점심식사 후 오후 간식을 주라고 보통 나와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 먹으면 아이가 하루종일 배고픔을 느낄 시간이 없을 것 같았다.
대신 식사시간에 아이가 먹고 싶은 만큼 양껏 먹였다.
유아식을 시작하면서는 또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바로 "엄마아빠와 같은 음식을 먹기"였다.
아이가 유아식을 시작하면서 엄마아빠가 먹는 음식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하루는 부침개를 해 먹었는데 아이가 너무 먹고 싶어 했다.
아직 간을 하지 않고 먹였을 때라 부침가루가 들어간 부침개를 줄 수는 없었다.
그래서 계란에 부추를 잘라 넣고 지단처럼 얇게 부쳐줬다.
그걸 보더니 엄마아빠와 같은 음식이라고 느꼈는지 너무 신나 하면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6살인 지금은 엄마아빠의 반찬을 함께 먹는데 지금도 여전히 엄마아빠와 같은 음식을 먹는다는 것을 좋아한다.
아이가 어릴 때는 간을 세게 할 수 없으니 같은 반찬을 두 번씩 했었다.
번거롭고 귀찮았지만 아이는 아직 재료의 맛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리고 잘 먹어주었기 때문에 힘내서
계속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3번만 먹기".
두 아이 모두 새로운 음식, 아니면 이미 접해본 음식 중에 당연히 호불호가 있는 것이 있다.
그럴 때마다 싫다고 하지만 나는 "딱 3개만 먹어봐, 그 후에도 먹기 싫으면 안 먹어도 돼"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 고맙게도 둘 다 도전해 본다.
그리고 막상 먹으면 그렇게 맛이 이상하지 않기 때문에 끝까지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싫다는 음식을 "너 이거 안 먹으면 키 안커, 너 이거 안먹으면 간식도 없어" 이렇게 협박하면서 먹는다면
아이들은 더 거부감을 느낄 것이다.
3번만 먹으면 자기 의지대로 더 먹을지 말지 선택할 수 있다.
그것도 아이게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하얀 도화지 같은 아이에게 좋은 기억을 그려주는 것]
아이들은 정말 아무것도 모른 채 태어난다.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배울 수 있는 게 천지차이이다.
아이의 어린 시절은 그렇게 길지 않다.
조금만 크면 부모의 품을 떠나갈 아이들에게, 건강하게 독립해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지금 시기에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아이들과 같이 식사하면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이 짧은 시기를 많은 부모님들이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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