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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이야기

[아이감정] 아이들에게 훈육은 필요한 것인가

by 올라헤이엄마_sj 2023.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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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 누구를 위한 것인가]

요즘 내가 육아에 대해 생각만 하고 있던 것들이 직접 와닿기 시작하고 있다.

매번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것들이 이제야 조금씩 자연스럽게 되어가고 있다.

 

나는 원래 "엄마의 권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엄마한테 말대꾸하는 것, 엄마말을 듣지 않는 것. 이것이 나에게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숙제처럼 느껴졌었다.

그래서 아직 어린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해서 속상한 마음에 떼를 써도 절대 받아주지 않았다.

머리로는 속상한 아이의 마음을 먼저 알아차려주고 달래줘야지, 하지만 막상 아이가 떼를 쓰면

어디 엄마한테 소리를 지르며 우냐고 혼내기부터 했다.

 

그러면 아이들은 너무 서럽다.

가장 믿고 의지하는 엄마한테 본인의 속상한 마음을 인정받지 못하니 얼마나 서러울까.

그걸 첫째 아이가 만 5살이 지난 요즘에야 깨달았다.

 

나그네의 옷을 벗기려고 내기하는 구름과 해님의 이야기를 모두 알 것이다.

구름은 쎈 바람으로 나그네의 옷을 벗기려 하지만 그럴수록 나그네는 옷을 더 단단히 여민다.

해님은 따뜻한 햇살을 내리쬐어준다. 그러자 나그네는 너무 더워 스스로 옷을 벗는다.

그렇게 해님이 이긴다는 이야기를 모두들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올바른 훈육은 바로 이 이야기의 해님과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세상에 태어나서 하나씩 알아가는 중이다.

아직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도 알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다그친다면 아이들은 마음의 옷을 더 단단히 잠글 것이다.

따뜻한 말과 사랑의 손길로 하나씩 공감해주고 알려준다면 아이들은 충분히 받아들일 것이다.

 

지금 당장 부모가 편하자고 아이에게 강한 어투로 훈육을 한다면 아이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부모의 무서웠던 모습만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지금, 여기서 당장 행복할 것]

그래서 요즘 나의 최대 관심사는 아이들이 매일매일 행복했으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스스로 선택하는 즐거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큰 틀은 부모가 정해준다.

예를 들면 8시까지 잘 준비를 마치면 아이가 읽고 싶은 만큼의 책을 읽어준다고 한다.

그러면 아이는 신나서 먼저 정리를 하고 먼저 씻겠다고 한다. 

처음에는 아이가 너무 많이 책을 읽어달라고 하면 어쩌지? 했는데 아이는 5권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좋아하는 책들을 고르는데 뒷모습에서도 보인다. 아이가 웃고 있는 모습이.

한 가지라도 자기가 주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는 것이 아이에게는 굉장히 큰 의미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내가 귀찮다고 무시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요즘 "한글용사 아이야"에 빠져서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매일 수건을 허리에 두르고 아이야 놀이를 한다.

"아"는 망토가 짧고, "이"는 망토가 길다. 

처음에 "아"를 하겠다고해서 수건을 짧게 묶어주면 5분도 안돼서 "이"를 하겠다고 다시 묶어 달란다.

계속 짧은 시간마다 바꿔달라고하는 아이가 너무 귀찮아서 좀 싫은 티를 냈더니 아이가 금세 내 눈치를 본다.

아, 그게 뭐 그리 어렵다고 이런걸로 아이가 엄마 눈치를 보게 했나 싶어서 그 이후로는 기쁜 마음으로 바꿔서 매어준다.

그러면 아이는 "엄마! 너무 고마워요"라는 말을 잊지않고 해 주며 신나서 놀이에 열중한다.

 

아이는 대단한 것에서만 행복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일상속에서 하고 싶은 재미난 놀이를 하면서 엄마와 충분히 교감하는 것.

엄마가 내가 좋아하는 놀이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놀이하는 것.

나의 의견을 엄마가 받아들여 주는 것.

이런 것에서 아이는 행복을 느낀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이와의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나도 벌써 둘째 아이가 한국나이로 4살이 되면서 언제 이렇게 컸나 싶고, 아기 때의 모습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렇게 금방 지나가버리는 일상속에서 아이들과 매일 얼굴 보며 웃을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건 정말 고마운 일이다.

웃을 수 있는 일들이 또 대단한 것들이 아니라는 것에 너무 감사한다.

 

한 번쯤 아이가 요즘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떤 놀이를 즐겨하는지 유심히 지켜보길 바란다.

나아가 엄마가 그 놀이에 같이 참여한다면 아이는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고 생각할 것이다.

사소한 행복들이 쌓여서 아이들이 나중에 자라서 꺼내볼 수 있는 추억들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부모들도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마음속에 담을 수 있도록,

매일매일 아이와 함께 아이처럼 놀아보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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