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언어 발달은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언어는 인간에게는 아주 강력한 소통의 도구이자 또 학습의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언어를 통해 아기에게 규칙을 가르쳐줄 수 있고, 감정을 조절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나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며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서도 언어의 발달은 매우 중요하다.
아기는 이런 언어를 바로 부모로부터 배우게 된다.
그래서 이 언어 능력은 다른 영역에 비해 개인차가 상당히 크다고 한다. 왜냐하면 부모의 언어적 입력과 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미과학공학의학한림원에서 만든 "과학적으로 입증된 좋은 육아태도"에는 "그림책 읽어주기와 말 건네주기"가 포함되어 있다.
소근육이나 대근육의 발달과 같은 신체활동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부모가 좋은 언어 입력을 해주는 것은 유의미한 좋은 육아태도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풍부한 언어 환경을 조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양질의 언어를 많이 들려주기]
돌 전의 아기들은 첫 발화를 위해 많은 언어적 입력이 필요하다.
아기가 알아듣지 못한다고 해도 양질의 언어를 많이 들려주면 그 말소리는 아이의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여 언어 처리를 위한 프레임을 만드는 데이터가 된다고 한다.
많은 언어들이 입력될수록 더 많은 데이터가 아기에게 쌓일 것이고 그 데이터를 통해 아기들은 통계적인 경향성을 발견하고 활용해 말소리를 이해할 수 있는 단위로 나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신생아에게 "우리 아기, 배가 고프구나"라고 말을 한다면 아기에게는 "우리 아기배가 고프구나"라고 들릴 것이다.
하지만 반복해서 "우리", "아기", "배", "고프구나"라는 단어가 들어간 말을 반복해서 들려준다면 아기는 서서히 단어를 분류해서 예측하는 "말 분절 스킬"이 생기게 된다.
이 "말 분절 스킬"이 높을수록 아기들은 같은 언어 입력을 받더라도 더 효율적으로 학습하게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돌 이후의 아기에게 "엄마 손에 있는 이 사과 먹고 싶니?"라고 물어봤을 때, 말 분절 스킬이 높은 아이는
"엄마" "손" "사과" "먹고 싶니"로 나누어 엄마가 내민 손을 보고 "아 이게 손이구나" 그리고 그 손에 있는 사과를 보며 "아 이게 사과구나"라고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아기가 이해하는 문장 들려주기]
양질의 언어자극을 주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말", 즉 아기가 "이해할 수 있는 말"을 들려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예를 들면 어른의 책을 아기가 이해하기 쉬운 문장들로 바꿔서 읽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책 속의 예를 들어보겠다.
A: (휴대폰을 보며) 날씨 앱으로 보니 오늘 날씨가 참 따뜻하다고 하네. 어제는 비가 많이 내려서 으슬으슬했는데, 그렇지?
우리 오늘은 공원에 가서 그네도 타고 나뭇잎도 줍자
B: (창밖을 가리키며) 하늘이 파랗다, 그렇지? (외출복을 보여주며) 우리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자.
(현관문을 가리키며) 그러고 나서 나가는 거야. (웃으며) 신난다!!
[출처: 베싸육아 책]
A보다 B가 아기에게 더 의미 있는 말이라는 것이다.
엄마의 행동과 표정 등의 사회적 신호가 더 풍부하고 아기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기에게 의미 있는 말과 함께 아직 아기가 마스터하지 못한 난이도의 말도 적절하게 함께 말해준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매번 아기에게 말할 때 아이가 이해하는 것, 그렇지 못한 것 중에서도 적절한 난이도를 찾는 것이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공부한 엄마는 아기의 언어 수준을 더 유심히 살펴보게 될 것이고, 그것부터가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시작이 될 것이다.
[영아기 책 읽어주기 : 생후 0~ 12개월]
영아기 때부터 책을 읽어주면 제일 좋은 것이 바로 "라벨링"을 자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라벨링"이란 어떤 대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을 말한다.
아기들은 아직 엄마가 이야기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정확히 판별할 수 있는 인지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엄마가 아기와 그냥 놀아주면서 하는 말은 제대로 라벨링 되기가 힘들다.
예를 들어 아기와 블록 쌓기 놀이를 하다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 없이 "이제는 우리 공놀이를 할까?"라고 하면 아기는 엄마가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모른다. 옆에 있는 인형을 말하는 건가? 밥을 먹자는 건가?
그런데 책은 다르다. 영유아를 위한 책은 "공놀이"라는 말이 나오면 보통은 공 그림이 함께 제시되고 엄마가 그 공 그림을 가리키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라벨링 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이렇게 책을 읽으며 라벨링을 하게 되면 아기가 돌 정도 됐을 때 책을 보며 엄마가 이야기하면 그림을 보고 이해하면 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기 때문에 더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어휘를 습득할 수 있다.
그 시기가 바로 생후 6개월 이후로 그때부터 책을 읽어주면 아기의 언어 발달의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같은 내용을 영상이나 세이펜으로 들려주는 것은 또 다르다. 아기들은 실제로 얼굴을 마주한 상호작용이 동반된 상황에서,
즉 사회적인 상황에서 언어를 더 잘 습득한다고 한다.
[유아기 책 읽어주기 : 만 1세 이후]
돌 이후 아기들은 언어가 눈부시게 발달하면서 책 읽기에 큰 관심과 흥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면 더 수준 높은 문장들을 들려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엄마와 그냥 놀이를 하거나 일상생활을 할 때는 "이리 와봐" "엄마랑 놀자" "옷 입고 밖에 나가자" 등 명령형이나 청유형의 문장을 주로 쓰게 되는데 이 문장에는 시제가 없다. 하지만 책에서는 "토순이가 그네를 타고 있어요" 같은 현재시제, "코순이가 슬퍼서 엉엉 울었어요" 같은 과거시제, "그래서 토순이는 어떻게 했을까?"라는 미래 시제 등을 접할 수 있게 된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돌아보거나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 등 좀 더 다양한 사고를 동반하는 언어활동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읽었던 책을 또 읽는 경험을 통해 처음에는 30퍼센트만 이해하던 책을 계속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스스로 라벨링을 하거나 예전에 들었던 문장을 기억해서 스스로 읽어볼 수 있고, 부모도 아기의 반응에 따라 같은 책이어도 문장을 추가하거나 표현을 달리하는 등 풍부한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의 언어 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 둘 다 아직도 읽었던 책을 또 읽는 것을 좋아한다. 나도 처음에는 다 아는 내용일 텐데 왜 자꾸 가져오지,라고 생각했다가
어느 날 아직 한글을 못 읽는 아이가 책의 내용을 똑같이 읽는 것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아이는 몇 번이나 반복해서 책을 읽으면서 하나씩 하나씩 책의 내용을 머릿속에 담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사실 자발적으로 책을 열심히 읽어주며, 또 어떤 책을 사줄지 고민하며 책 육아를 하는 엄마는 아니다.
첫째 아이가 만 5살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내가 직접 고민해서 사준 책은 없다. 주변 사람들이 본인의 아이들이 읽었던 책을 물려주면 좋은 책이겠거니 하면서 준 것이 다였다.
하지만 아이가 책을 읽고 싶다고 가져오면 최대한 다 읽어주려고 노력했다. 같은 책을 가지고 와도 몇 번이고 읽어주었다.
왜냐하면 일단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니 해주고 싶었고, 그다음은 책을 통해 감정에 대한 설명을 수월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베싸육아에서도 이 이야기를 한다. 어릴 때부터 다른 누군가의 마음 상태를 생각해 보는 것, 그것이 향후 아기의 사회성이나 공감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이번 챕터의 내용을 읽고 왜 이렇게 사람들이 책육아, 책육아 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동안은 그냥 유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베싸육아를 읽고 나니 책육아를 통해 아기가 얻게 될 많은 이점들이 확실히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이라도 아이들의 책에 더 관심을 가지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정말 엄마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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